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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친슨 타이판 타이어를 받아들고 허치너 활동을 한지 벌써 3개월이 되었군요. 시간 참 잘 흘러갑니다.
처음엔 도로에서 타이어에 적응이 안 되어서 뭐 이런 타이어가 있나 싶었지만, 어느 사이에 적응이 되고 많은 장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산악자전거는 산에서 타야 제맛이며, 허친슨 타이판은 임도와 산길에서 라이딩 했을 때 가장 좋은 성능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마지막 허치너 활동을 위하여 이번에는 입화산 MTB 대회코스 전체를 한바퀴 돌아보려고 길을 나섰습니다.
신삼호교를 넘어가고 있습니다. 다리 난간에 꽃을 장식해 두었는데, 향기가 좋더군요.
요즘은 꽃집에서 파는 꽃에도 향기가 없는데... 다리 위에서 잠시 꽃향기를 맡아봅니다.
입화산에 들어섰습니다.
비가 내린지 며칠 지났는데, 의외로 산길이 젖어있네요. 곳곳에 진흙탕이 되어 있는 곳도 있고... 먼지가 나지 않아서 좋긴 하지만 자전거와 타이어는 떡되게 생겼네요..
다운목장 옆길입니다.
여긴 햇볕에 잘 드러난 길이라서 잘 말라 있습니다. 입화산에서는 타고 올라가기 조금 지루한 코스이기도 하지요.
고수들은 이 길로 다니지 않고 좀 더 숲 안쪽에 있는 나무뿌리가 많은 오솔길로 다니던데, 저는 하수이므로 과감히 패스입니다.
꾸역꾸역 올라왔더니 역시나 눈이 시원해 지는 풍경이 펼쳐집니다.
(핸들바는 자전거를 타고 왔음을 인증하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함께 찍었습니다. -_-)
입화산 정상과의 갈림길에서 잠시 숨을 돌립니다.
오랫만에 왔더니 힘드네요.
다운힐 코스 내려가다가 잠시 찍었습니다.
사진엔 정확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방금 내려온 저 길이 반쯤 젖어서 찰흙처럼 되어 있습니다. 이전에 사용하던 타이어는 뒷타이어를 질질 끌면서 내려왔을텐데, 브레이크를 적당히 잡으며 내려왔지만 타이판은 슬립 현상 없이 잘 내려왔습니다.
앞으로 내려가야 할 코스도 역시나 젖어서 찰흙같은 길에 낙엽이 뒤섞여 있습니다.
그래도 과감히 한번 내려가 봅니다.(자꾸 다니다 보니 간이 조금씩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역시나 슬립 없이 잘 내려왔습니다.
사진으로 보니 별로 가팔라보이지 않네요. 위에서 내려다볼때는 미끄러질까 겁나던데...
내려와서 타이어 상태를 살펴봤습니다.
잔뜩 젖어있고, 놉 사이에는 젖은 모래들이 잔뜩 끼어 있습니다. 저 상태에서도 슬립없이 내려온다는 것도 신기하네요.
항상 느끼는 거지만, 산악 지형에서는 올라운드로 사용하기에 좋은 타이어 입니다.
다른 타이어에 비해 다소 무겁지만 큼직하고 단단한 놉들은 푹푹 꺼지는 흙길과 낙엽길에서도 마찰력을 잘 유지해 줍니다.
넓직한 놉 간격은 도로에서는 드르르르~ 하는 진동과 소음을 유발하지만, 사진처럼 진흙이 끼어있어도 곧 배출해 내며 접지력을 회복해 줍니다.
하드스킨 기술은 지난 3달 동안 펑크에 대한 두려움은 잠시 접어두고 험한길을 그냥 들이댈 수 있는 무모함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뱀의 껍질을 닮은 사이드월은 멋있기까지 하네요.
정상을 향해 업힐 시작입니다.
업힐에서도 헛바퀴 도는것 없이 찍어누르며 잘 올라갑니다.
XC 대회코스라서 별로 높지도 않으며, 운동하기에도 좋은 코스이네요.
이제부터 다운힐 코스인데, 하수인 저는 자주 끌바를 하던 코스이기도 합니다.
허치너 활동을 하며 주로 산악 코스를 주로 다녔더니 요즘 간이 좀 커졌나 봅니다.
전에는 끌고 내려왔을 길들을 대부분 안정적으로 타고 내려왔네요. 게다가 전에는 타고 내려오면서도 뒷타이어 질질 끌면서 간신히 내려왔는데, 브래이킹은 비슷하게 한 거 같은데 타이판은 거의 슬립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아주 심하게 가파른 곳에서 두어번 의도적으로 슬립하며 턴 했을 뿐 브래이킹 중에 미끄러진 적이 없었습니다. 마찰력이 아주 마음에 드네요.
허치너 활동을 시작하면서 두번째 라이딩 때 타이판은 산악 전용 타이어란걸 깨달았습니다. 솔직히 도로에서 사용하기에는 무겁고 시끄럽고 잔진동 심한 타이어입니다. MTB 타면서도 산에는 안 가고 도로 위주로만 라이딩하는 분들에게는 최악의 선택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도로와 임도를 섞어서 다니지만 비교적 도로를 많이 다니는 분들은 놉이 작고 촘촘한 타이어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 역시도 스피드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레이싱** 제품을 사용하고 있었지만, 지우개라는 별명 답게 놉이 쉽게 망가지고 얼마 안가서 슬립이 나기 시작하더군요. 특히 빗길에서 한번 슬립한 후로는 라이딩 스타일이 수동적으로 바뀌었을 정도입니다.
타이어를 바꿔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을 무렵에 찾아온 허치너 활동의 기회는 너무나 기가막히는 타이밍이었습니다. 너무 기쁜 나머지 택배 받은 후에 주말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야근하고 돌아와서 한밤중에 타이어를 갈아끼웠었지요.
활동을 시작하며, 자전거도로와 아스팔트도로에서의 성능은 살짝 실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산악 라이딩에서 허친슨 타이판의 진가를 확인한 후로 입화산, 장구산, 문수산 등등 주로 산악코스 위주로 라이딩을 하였으며, 그러다가 바쁜 일상으로 인해 잠시 잊고 지내던 산악라이딩의 즐거움을 되찾기도 하였습니다. 산악자전거는 역시나 산에서 타야 제맛이지요.
저의 허접했던 허치너 활동은 이렇게 막을 내리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산악라이딩의 즐거움을 다시한번 발견하게 해 주신 나녹스 관계자분들께 잠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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