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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벨로를 한대 구했습니다.
원래는 갑자기 구입할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그냥 한대 있으면 좋겠다 싶은 정도였고, 작은 딸 은아도 탈겸 적당한 미니벨로가 한대 있으면 좋겠다 싶은 정도였습니다. 그러다가 그냥 심심해서 인터넷 서핑을 했을 뿐인데, 티티카카 플라이트 모델 사진이 드문 드문 보이더군요.
크기도 나쁘지 않고, 접히는 것도 다혼 만큼 접히고, 무게도 11키로대 이면 봐 줄 만 하고, 기어비가 7~8단이면 오호! 나쁘지 않네.. 정도였습니다.
그날 저녁, 식사하면서 아내와 잠시 이야기 했습니다.
나: 자기야, 브롬튼은 좀 괜찮은거 200에서 300씩이나 하고, 그보다 싼 다혼도 좀 쓸만한 놈은 백 수십만원 하는데, 티티카카 플라이트는 7단에서 8단 짜리가 40만원 정도밖에 안해! 접히는 것도 다혼이랑 비슷하고.
아내: 그래? 굳이 비싼거 살 필요 없네?
여기까지가 끝이었습니다.
뭐.. 구체적으로 구입해야겠다고 찔러 본 것도 아니었습니다... -_-
.........
그 다음날, 저희 집 앞 베란다 풍경입니다... -_-
정말,,, 살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ㅠㅠ
근데, 아침에 출근해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업무 시작하기 전에 잠시 짬이 나서 미벨카페에 한번 들어가 봤을 뿐입니다.
버릇처럼 전체글 보기 버튼을 눌렀을 뿐이고... 근데, 첫 화면에 울산에서 티티카카 플라이트 F16 모델을 직거래로 팔고 싶다는 글이 떠 있더군요.
저는 플라이트 모델은 7~8단 짜리가 전부인 줄 알았는데 16단이라니, 게다가 가격도 납득할 수준에 상태도 나쁘지 않은 자전거...
저도 모르게 판매자에게 메시지를 보냈고... 저녁에 만나기로 약속을 했고... 자전거 앞에 놓고 잠시 5~10분 정도 고민을 하고... 곧 차 트렁크에 옮겨실었네요...
이건 뭐... 뭔 지름신이 이리 정신없이 임하는지... 지금 생각해도 꼭 뭐에 홀린 거 같습니다.
가져와서 물수건으로 삭~ 닦았더니 납득할 만한 흠집이 두어 곳 있을 뿐 전반적으로 깨끗하더군요. 디레일러에도 때도 별로 안 끼었고... 우리집 아이들은 지금도 아빠가 새 자전거 사 온줄 알고 있습니다.
새로 산 물건을 밖에 둘 수가 없어서 일단은 저리 해 놨습니다만, 저희 집은 앞 배란다도 바닥 시공을 하여 평상시 생활공간인지라 계속 저렇게 둘 수는 없어서 접어서 한쪽 구석으로 치워놨습니다.
미니벨로라는 놈. 나름대로 매력이 있더군요.
일단 제 엠티비만큼 고가가 아니라서 좀 더 편하게 끌고 나가서 묶어둘 마음의 여유가 생겼습니다. 프레임에 가디언 락 채워두면 몇 시간은 버틸 수 있겠지요. 가벼워서 들고 옮기기도 편하구요, 우려했던것 처럼 작은 휠사이즈로 인한 핸들의 흔들림은 별로 없는 편이었습니다. 타 보니 라이딩 포지션도 엠티비 탈때와 비슷하게 나오는 것이 꽤 괜찮더군요.
다만 작은 딸 핑계로 질렀는데, 키가 많이 큰 편이지만 그래도 초 2학년인지라 팔다리 길이가 짧아서 자세가 안나오더군요.
억지로 태우면 핸들은 잡을 수 있겠던데, 조향에 많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아쉽지만 딸이 좀 더 클때까지 제가 마실용으로 타야겠습니다.. ㅋㅋㅋ
주말을 이용하여 태화강변에 나가봤습니다.
생각보다 잘 나가네요. 살랑살랑 타고다니기에는 딱 좋네요.
그러나, 작은 휠 사이즈 때문인지 속도 유지가 쉽지 않습니다. 엠티비 탈때는(비록 카본이긴 하지만) 주행속도 20~25 정도를 유지하는건 별로 힘도 들지 않는데, 이 녀석은 주행속도 20이 넘어가기 시작하니 생각보다 조금 힘이 들어간다는 느낌입니다.
저녁에 엠티비를 끌고 다시 한번 나와봤는데, 확실히 차이가 느껴지더군요.
멀리 움직이거나 속도를 내어 달리기에는 비록 2.1인치 깍두기타이어라 할지라도 엠티비가 낫네요. 미니벨로는 그 용도에 맞게 가볍게 마실용, 작게 접히는 장점을 이용한 기차여행 등으로 활용해야 겠습니다.
어쨌든, 이제 저도 라이딩 스타일에 따라 골라타는 재미가 생겼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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