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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미 교수는 유학시절인 1979년 이탈리아 베로나 콩쿠르와 포치니 콩쿠르 1위, 1980년 마리아 칼라스 국제 콩쿠르에서 '6명의 최고상'등 국제 성악 콩쿠르의 상을 휩쓸었고, 이탈리아에서 10년간의 공부를 마치고 1983년 미국을 건너가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상대역으로 발탁되어 화려하게 대뷔, 이 때부터 <라 보엠>의 미미와 <나비 부인>의 초초상 등으로 오베라 무대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해 약 20년간 미국의 오페라 무대에서 프리마돈나로 활동을 하다가 현재는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로 재직중인 한국의 가장 대표적인 성악가 중 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파바로티와 함께 오페라 무대에서 공연한 프리마돈나의 명성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보면 오랫동안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렸고, 결혼해서 8년 동안 아이를 낳지 못하는 고통도 겪었으며, 이혼의 위기도 겪었고, 스폰서가 없어서 메트로폴리탄과 라 스칼라 같은 세계적인 무대에 서지 못하는 고난의 쓴 맛도 보았다고 합니다.
그 때마다 김영미 교수를 일으켜주신 분이 계셨는데 그것은 바로 이탈리아 산타 체칠리아 악학교의 <요란다 마뇨니>선생님이라고 합니다. 김영미 교수는 10년 동안 오로지 마뇨니 선생님 한분께만 사사하며, 선생님으로부터 음악에 대한 진정한 태조와 열정, 순수함을 배웠다고 합니다.
특별히 마뇨니 선생님은 당시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열정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치시다가 레슨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머리가 다 풀어지고 산발이 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시곤 했다고 합니다. 마뇨니 선생님은 레슨 전에 반드시 학생들에게 질문을 했다고 합니다. "너 공부해왔어?" "얼만큼 했지?" 그리고 공부를 해오지 않은 학생은 누구든 막론하고 레슨을 하지 않고 그냥 지켜보게 했다고 합니다. "오늘은 그냥 봐." "쉬어!" 그 어느 누구도 예외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김영미 교수도 1~2학년 때에는 1년에 반 이상을 지켜보기만 했다고 합니다.
한번은 학생들이 산타 체칠리아 학교의 음악 축제에서 오페라 <돈 파스 코알레>를 하는데 연주를 모두 마치고 무대 뒤로 내려올 때 즈음 되었을 때, 선생님이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난간을 하나하나 잡고 간신히 내려오고 계신 것이 보였습니다. 학생들은 후들거리며 내려오는 선생님의 표정을 보고 다들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선생님의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려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선생님은 너무 긴장하고 염려하면서 학생들의 연주를 지켜보시다가 연주가 끝나자 긴장이 풀어져서 몸을 가눌 수 조차 없었던 것입니다.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간신히 계단에서 내려오신 선생님은 벽에 손을 얹고 가만히 눈을 감은체 떨리는 목소리로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눈물을 흘리면서 김영미 교수와 동료들을 한 사람, 한 사람 꼭 껴안고 "고맙다." "고맙다."라는 말만 반복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런 선생님의 모습을 보면서 학생들은 눈물바다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선생님에 대한 한없는 존경과 감동이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뜨겁게 올라왔습니다. 그때 김영미교수의 마음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아, 선생님의 마음이 바로 이 마음이었구나."
지금도 김영미 교수는 학생들의 연주를 지켜볼 때마다 당시의 마뇨니 선생님이 떠올려지곤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뇨니 선생님처럼 훗날 제자들에게 이런 열정과 사랑을 쏟는 선생으로 기억되어지고 싶다고 고백한다고 합니다.
모든 분야가 다 그렇겠지만 신앙은 특별히 어떤 선생님을 만나느냐가 중요합니다. 선생님에 따라 하나님에 대한 생각과 믿음에 대한 생각이 결정적으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 교회 학교 선생님들의 역할은 어마어마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교회 학교 선생님 여려분~ 여러분이 맡고 계신 바로 그 반에서 목회자가 나오고 선교사가 나오고 시대와 세상을 움직이는 인물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다른 무엇보다 열정을 회복하시기 바랍니다. 무엇을 가르쳤는지는 기억나지 않더라도 적어도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몸으로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이 우리 모두에게 있어야 할줄 압니다.
오늘도 열정으로 가르치고 사랑으로 감동시키는 우리 대영교회 교사님들 모두가 되시길 소원합니다.
오늘도 믿음으로 자랄 우리 다음 세대를 기대하며 조운 목사 드림^^
- 울산대영교회 주일학교 2010년 6월 13일 조운담임목사님의 교육칼럼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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