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학이(學而)
1
[원문] 子曰 '學而時習之면 不亦說乎아. 有朋自遠方來면 不亦樂乎아. 人不知而不慍이면 不亦君子乎아'
[해설] 학문을 닦는 것, 그리고 실천을 통해 학문이 몸에 배게 되니 이야말로 다시없는 기쁨이 아닌가.
벗들이 생겨 멀리서 스스로 찾아오니 이야말로 다시없는 즐거움이 아닌가.
남이 나를 알아 주든 말든 원망치 않고 학문에만 전념하니 이야말로 군자의 자세가 아닌가.(孔子)
"친구, 즉 벗의 의미에 대해 말씀하시더라고요. [논어]에서 말하는 친구는 공자가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제자들을 칭하는 말이래요. [논어]를 처음 펼치면 [학이]편 제1장에 '유붕이 자원방래면 불역낙호아'라는 말이 있죠. 그냥 해석하면 '친구가 멀리서 찾아오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죠."
진홍도 생각이 났다. 그 구절을 읽으면서 멀리 사는 친구가 찾아오면 당연히 즐거운 일이 아닌가? 뭐 이런 걸 엄청난 일이라도 되는 양 책에까지 썼담, 이렇게 투덜거린 기억이 났다. 진홍의 표정에 생각이 다 드러났는지 희철이 빙긋 웃으며 말을 이었다.
"해석을 그렇게만 하면 뭐 이런 걸 고전이라고 하나, 정말 어이없는 말이죠. 보고 싶은 친구가 찾아오면 당연히 즐겁지, 우울하겠어요?"
"그러니까요!"
진홍은 목소리에 힘을 주어 말했다. 자신이 무식해서만은 아니다. [논어]에는 너무나 당연한 말만 쓰여 있었다. 새로운 깨달음이라고 할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희철이 그런 [논어]를 왜 그토록 정서엇 읽고 있는지 더욱 궁금했다.
... 중략 ...
"[논어] [학이]편의 붕, 즉 벗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친구가 아닙니다. 여기서 말하는 벗은 나와 삶의 목적을 같이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공자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삶의 목적으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평천하가 이뤄졌다는 소식을 들으면 죽어도 좋다고까지 생각했지요. 한마디로 공자가 생각한 벗은 평천하라는 위대한 목적을 위해 목숨까지 함께 바칠 수 있는 사람이었던 거죠. 그렇다면 누가 그런 사람이었을까요? 바로 공자의 제자들이었습니다. 실제로 공자의 제자들은 스승과 함께 평천하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13년 동안이나 목숨 걸고 주유천하를 했습니다. 주유천하를 마치고 노나라로 돌아간 뒤 공자는 후학약성에 전념했죠. 이때 공자의 주요 제자들은 각 나라에 흩어져 평천하를 위해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스승을 기쁘게 할 만한 업적을 이루면 말을 달려 스승께 보고하러 갔습니다. 그 제자, 그러니까 자신의 벗을 기다리는 공자의 마음을 한번 상상해보세요. 얼마나 행복했을까요?......(후략)"
- 이지성.황희철 <하루관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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