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 부터 수영 강습을 시작했으니 지금 8개월째 수영을 배우고 있다.
그 사이에 강사가 두번 바뀌었고, 6월에 나와 같이 강습을 시작했던 맴버 중에서는 아가씨 한명만 남아 있다.
돌아보면 만만치 않은 시간들이었다.
대부분 나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들이 많았기에 젊은 사람들 틈에서 채력적으로 떨어지는 모습 보이지 않으려고 악을 쓰고 연습을 했으며, 수영장이 쉬는 날을 빼고는 거의 연습을 하지 않은 날이 없을 정도였다.
처음 시작했을 당시 25m 보조풀을 한번에 자유형으로 해엄쳐 건너는 것이 목표였었고, 약 1.5개월 만에 간신히 25m 를 건널수 있게 되자 50m 로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50m는 결코 만만치 않았었는데, 거의 35m에서 채력을 모조리 쏟아버려 도무지 갈 수가 없었다.
거의 6개월 째에 50m를 해엄칠 수 있게 되었지만, 50m 에 도착하면 숨이 턱에까지 차서 한참을 쉬어야만 했다. 이건 참 큰 고민거리였다. 옆에서 수영하는 아줌마(할머니)들을 보면 별로 힘들이지 않고 50m를 해엄쳐 가는 것은 말할것도 없고, 쉬지도 않고 몇번을 왕복한다. 내가 아무리 채력이 떨어졌기로서니 저 아줌마나 할머니들보다 못하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날, 예상했던대로 수영장에 나 혼자 나왔다. ^^
혼자 나와서 강습을 받기도 그렇고 해서 그냥 개인연습을 하려고 했었는데, 당시의 강사가 이야기를 되게 하고 싶었었나 보다. 둘이서 물 속에서 수영에 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생각난 김에 도데체 어떻게 해야 50m 를 편하게 갈수 있는지를 물어보았다.
문제는 발차기.
미친듯이 발을 차며 수영을 하다 보니 발차기에 채력이 고갈되어 버려서 지구력이 떨어진다는 거다.
왼쪽 팔을 한번 저을 때 발을 왼발-오른발-왼발 이렇게 차고, 오른쪽 팔을 한번 저을때 오른발-왼발-오른발 이렇게 3번씩을 차는 영법을 시범을 보여 주었다. 발을 거의 차지 않으면서 팔을 이용해 수영하는 방법이다.
이전 강사는 나더러 발 적게 찬다고 잔소리만 늘어놓았는데...
확실히 다리를 적게 차니 잘 나간다. 별로 어렵지 않게 50m 를 해엄칠 수 있게 되었다. ^^
나는 수영장을 갈 때 항상 핀(오리발)을 챙겨간다.
팔 교정을 하는데도 좋고, 자유형은 50m 만 가면 거의 멈춰버리지만 핀을 신은 상태에서는 200m 정도는 멈추지 않고 수영할 수 있으니 운동하기가 좋아서다.
핀수영 래인에서도 보고 있으면 한번 출발해서 쉬지 않고 몇번을 왕복하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채력도 좋아...
나는 그냥 내 채력껏 200m에서 쉬며 숨 좀 고르고 다시 200m 정도를 달리기를 반복했었는데, 오늘은 오기가 생겼다. 앞서서 가고 있는 저 삐쩍 마른(날씬한) 아줌마도 쉬지 않고 계속 턴을 하는데... 한번 버텨보자 하며 숨을 고르기를 몇번...
오늘은 느낌이 오기 시작한다!!!
이 느낌은 옛날 학교에서 오래달리기를 하던 그 느낌이다... 숨은 모자란 듯 가쁘지만, 페이스를 천천히 조절하면서 꾸준히 달려가는 그 느낌. 그 느낌을 한 바퀴를 유지했더니 쉬지 않고 계속 해엄치는 게 가능해졌다. ^^
이렇게 기분 좋을 수가.!!!
내친김에 이 느낌을 살려서 자유형 100m에 도전했다.
핀을 끼고 있을때보다 좀 더 숨이 가쁘긴 했지만... 성공!
수영 시작한 지 8개월째에 자유형 100m 성공했다.^^
수영을 하며 채중을 7kg 줄였다. 몸을 말리며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면, 뱃살은 아직 좀 남아 있지만 다른 곳은 군살이 없다. 작년 6월부터 함께 시작했던 그 아가씨는 내 얼굴이 처음에 비해 갸름해 졌다고 한다. 하지만 난 얼굴은 잘 모르겠고, 어깨, 허리의 군살이 없어졌고 심지어 엉덩이도 좀 작아진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수영 해서 살 빼기 힘들다고 하지만, 그건 강습 시간에 조금씩 깔짝거린 사람들의 이야기일 뿐. 작정하고 운동 하는데 몸의 군살이 빠지지 않을 이유가 없다.
꼭 해 보고 싶었던 수영.
원하던 수영을 하며 목표치를 이루었을 뿐만 아니라 살도 빼고 건강도 회복했으니 일거 양득이다.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나는 수영 애호가로 남을듯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