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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좋은생각 사람들 메일진 2009년 2월 20일자 메일 내용이다.
"돈가스 드실 시간입니다~!!"
사무실 문이 열리며 음식 배달부의 경쾌한 목소리가 울립니다.
근처 식당에 점심 메뉴로 돈가스를 주문한지 한참이 지났을 때입니다.
왜 이리 늦었느냐고 짧은 타박을 줄 작정이었는데, 아저씨의 재치 있는 등장 멘트에 담아두었던 불만이 그만 쏙 들어가 버렸습니다. 슬쩍 올라가는 입꼬리에 웃음을 머금고 순순히 음식값을 치렀지요. 왜 이리 늦느냐는 배달 독촉에 이력이 난 아저씨는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 법을 진즉에 터득하신 모양입니다.
예기치 못한 순간 미소를 불러오는 경우는 또 있습니다. 한가한 오후 나절의 지하철 안이었어요. 가방 한 가득 칫솔 광고에 매진하던 아저씨가 슬쩍 개그를 섞습니다.
"이만 깨끗이 닦이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철수 운동화,영희 빤스도 이걸로 문지르면 새 것 같이 하얘져요~"
여전히 신문에서 머리를 들지 않아도, 승객들 얼굴에 설핏한 웃음이 머물다 지나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좀 전까지 살 맘일랑 없어 보이던 아주머니 한 분은 지갑을 열어 천 원 한 장을 꺼냈습니다.
어느 날은 택시를 탔는데, 도로 한복판에서 우물쭈물 기어가는 차 뒤에 이런 팻말이 붙어 있습니다.
'늙은 부모의 철없는막내딸이자 한 남자의 애물단지 아내, 두 아이를 둔 억척 엄마 되는 사람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내 가족이라 생각하시어 너른 아량 바랍니다.'
"아이구야~ 참 길기도 길다."
그러면서 기사 아저씨는 경적을 울리려던 손을 멈칫 합니다. 구구절절 역지사지의 인정을 호소하는 문구가, 갈길 바쁜 기사분의 마음에 와 닿았나 봅니다.
같은 말도 참 예쁘게, 재밌게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내려던 화도 웃음으로 바꾸고, 후히 지갑을 열어 계획에 없던 지출을 하게 만드는, 주변에 활력을 불어넣는 숨은 재주꾼들이요, 한 수 배우고 싶은, 참 바람직한 삶의 기술입니다.
글 <<행복한 동행>> 김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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