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글을 뒤져보니 어언 2013년 여름 즈음 이었나 봅니다.
MTB를 타기 시작하면서 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운동 장비들을 알아보다가 그만 덜컥 지른 시계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생긴 시계인데... 엄밀히 말하자면 시계 형태의 GPS 장비 입니다.
순토는 핀란드의 나침반 전문 기업이죠. 산악용 GPS 장비를 만들면서 손목시계 형태의 산악용 시계를 만들었습니다. 등산 뿐만 아니라 러닝, 라이딩 등의 운동을 지원했었죠. 운동 기록은 무브스카운트 라는 웹사이트에 업로드하여 관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때가 한참 가민 엣지 500을 사용할 때인데, 걷기나 달리기 기록은 순토 무브스카운트에서 관리가 되고, 라이딩 기록은 가민 커넥트에서 관리가 되었죠. 이걸 하나로 모으고 싶어 일일이 수작업으로 업로드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다가 결국 가민 피닉스로 갈아타고 맙니다.
해외 직구하여 순토의 뒤를 이어 저와 함께 산에도 가고 수영도 하고 걷기도 하고 자전거도 타던 물건입니다. 영문판이라 스마트폰의 알림은 알림이 왔다는 것만 알 수 있을 뿐 내용 파악은 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제 손목에서 베터리 수명이 다하는 날까지 사랑받았던 물건입니다.
라이딩 뿐만 아니라 모든 액티비티를 가민 커넥트에 올리고자 하는 제 목적에 부합한 물건이었습니다.
피닉스3이 운명을 다한 후에 제 손목을 지킨 포러너 945 모델입니다.
저건 엄밀히 따지자면 데일리 워치로 쓰는 물건이 아니라 마라토너용 장비입니다. 철인3종 경기에 특화된 물건이지요. 운동 욕구를 자극시킬 목적으로 포러너 하이엔드 모델을 거금을 들여 구입했습니다만... 달리기는 한번 해 보고 포기하고 주로 걷기나 하이킹, 수영 등의 액티비티를 기록하는데 사용했습니다.
수면 습관 측정도 유용한 기능이었네요.
저걸 사기 전에 고민이 많았습니다.
애플워치를 사느냐... 포러너 945를 사느냐... 휴대폰 알림 등의 스마트워치 기능은 비슷한데 문제는 베터리 사용 시간입니다. 애플워치는 하루 또는 이틀에 한번은 무조건 충전해야 하는 반면 포러너 945는 한번 충전하여 3주 이상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피닉스3도 거의 한달에 한번 충전했었죠. 시계를 하루에 한번 충전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문득 문득 눈에 띄는 애플워치가 이뻐보입니다. 스마트워치라는 본연의 기능에 충실합니다. 게다가 포러너 945보다 저렴하기도 하고... 반면 포러너 945는 달리기를 전혀 하지 않는 저에게 오버스팩입니다. 운동용으로 구입했지만 딱히 운동에 대한 자극을 받지 않다 보니 거의 데일리 워치로만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사용하다가 베터리 수명이 다하게 되면 너무 억울할 거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중고 장터에서 미개봉 신품을 정가보다 싸게 판매하고 있는 걸 발견하고 말았습니다.
결국 여기까지 오고야 말았습니다.
갑자기 너무 끌리더군요. 게다가 포러너 945를 중고로 처분하고 애플워치5 신품을 구입했는데 돈이 남았습니다. 그걸 위안으로 삼고 있습니다.. -_-
이제 2주 정도 사용했네요...
사용해보니 실보다 득이 많습니다.
1) 원래 포러너 945 구매 목적은 운동이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착용하고 다니면서 운동 욕구는 많이 느끼지 못했습니다. 판매를 결심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애플워치5를 착용하고 나서 다른 스케줄이 있던 날을 제외하고는 운동을 거른 날이 없습니다. 활동 앱이 은근히 운동을 유도하더군요.
이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스마트워치로 넘어오며 운동을 더욱 개을리하게 될거라 생각했는데.. 활동앱의 동그라미 채우느라 오히려 더 운동을 열심히 하게 되네요.
2) 운동을 하나로 모으고자 했던 목적에도 어느 정도 부합합니다.
운동 앱으로 기록한 기록이 스트라바로 넘어감으로, 모든 기록을 스트라바에서 통합해서 볼 수 있습니다. 애플워치에서 스트라바 앱을 띄워 기록할수도 있지만, 운동 앱을 이용하는 것이 일체감도 있고 더 좋더군요.
3) 태생이 스마트워치 이며 아이폰과 궁합이 잘 맞는 물건이니만큼 편리하긴 합니다. 아이폰과 연결되어 있는 동안 모든 알림은 애플워치로 오고 아이폰은 켜지지 않더군요. 당연히 아이폰을 보는 시간은 줄어들게 되었고, 심지어 간단한 전화를 걸거나 받는 것도 애플워치가 맡게 되었습니다.
4) 음악 볼륨 조절하는 것도 한결 편리합니다. 이건 별거 아니라 생각했지만 에어팟은 원래 볼륨 조절이 안되고 베오플래이 E8은 볼륨 조절은 되지만 미세하게 조절할수가 없는데 애플워치는 그걸 미세하게 조절해 줍니다. 음악 넘기는 것도 생각보다 편리하고, 무엇보다도 별도 조작 없이도 아이폰에 있는 플레이리스트를 저장해서 아이폰 없이도 에어팟과 연결해 음악을 재생할 수가 있네요.
5) 베터리 사용 시간은 어쩔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듣던거보단 좀 오래가는 거 같습니다.
밤에 충전했다가 하루 사용하고, 저녁에 한시간 가량 GPS를 수신하는 운동을 하고 밤에 보면 베터리가 약 50% 정도 소모된 상태이구요, 상시 켜짐 기능을 끈 상태에서는 동일 조건에서 베터리가 약 70% 정도 남아있습니다. 여차하면 이틀을 버틸수 있다는 이야기이지요.
결론적으로 저에게는 기대 이상으로 만족도가 매우 높은 물건입니다.
'컴퓨터와 IT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90년도에 매킨토시를 사용해 보신분 계신가요? (0) | 2020.11.13 |
---|---|
새로운 맥북을 위한 애플 이벤트 (0) | 2020.11.08 |
Office 365 업데이트(Office 2019) (0) | 2018.12.01 |
Office 365 Personal 구독자에게 희소식 (0) | 2018.09.03 |
Outlook 메일의 사서함 용량은 얼마일까? (1) | 2018.03.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