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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점점 따뜻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자전거 타기 좋은 계절이 돌아왔지요. 근데, 우리 작은애는 아직 자전거를 타지 못합니다. 큰 애는 어릴때부터 유아용 자전거를 타기 시작해서, 보조바퀴 때고도 잘 타는데, 작은애는 그러질 못했습니다. 유아용 자전거에 보조바퀴 달아서 조금씩 타긴 했는데, 보조바퀴를 때어내고나니 밀어줘도 잘 타지를 못했고, 어느 사이에 성큼성큼 커버려서 유아용 자전거가 더이상 몸에 맞지 않게 되어 버렸습니다.
큰애에게는 어린이용 자전거를 다시 사 줘서 작년 가을에 아빠와 같이 울산시내를 한바퀴 돌기도 했는데, 작은애가 초등학교 들어가는데도 아직 자전거를 배우지 못했다는 게 영 마음에 걸렸습니다. 저에겐 온 가족이 함께 자전거를 타고 여유있게 자전거 여행을 가는 꿈이 있거든요. ^^
지난 주중에 작은애에게 "일요일에 교회 갔다 와서 자전거 타는거 가르쳐 줄까?"하고 물었더니 무척 좋아라 합니다.
작은애도 아직 자전거를 탈 줄 모른다는 사실이 영 자존심 상했었나 봅니다. 주 중에도 퇴근하고 돌아오면 "이번주에 교회 갔다와서 자전거 가르쳐 줄거지?"하며 몇 번이나 다짐을 받습니다.
드디어 주말이 되고...
교회 다녀온 후에 약속대로 작은애를 데리고 가까운 학교 운동장으로 나갔습니다. 아파트 광장 보다는 넓게 트인 곳이 나을것 같아서였지요. 큰애는 타는거 구경도 하고 옆에서 놀겠다며 자기 자전거를 끌고 따라왔습니다.
자전거 타는 요령을 알려주며 뒤에서 잡아주고 밀어주는데... 영 중심을 잡지 못합니다. "넘어지는 쪽으로 핸들을 돌려야 안 넘어질 수 있어." 이론을 여러번 이야기 해 줘도, 어른도 말로만 들어서는 이해하기 힘든데 이제 초등학교 입학한 애가 정확히 이해할 리가 없지요. 게다가 자전거가 이론만으로 탈수 있는건 아니니까요.
사실 작은애가 큰애보다 운동신경이 조금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고... 게다가 자전거가 작은애한테 사이즈가 맞지 않습니다. 지오매트리가 영 이상해서 어른이 타도 핸들이 많이 흔들리는 좀 불편한 자전거 였거든요.
30분 이상을 잡아주고 밀어주고 하는 동안 저는 땀 범벅이 되었지만, 작은애는 여전히 잘 타지를 못하고, 게다가 한번 넘어지기 까지 해서 울먹거립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앞이 캄캄하더군요.
도저히 안될것 같아, 운동장 바닥처럼 흙이 깔린 곳 말고 좀 평평한 곳에서는 나을까 싶어서 장소를 옮겨보기로 했습니다.
학교 뒤편에 바닥에 고무가 깔려있는 베드민턴장으로 가서 힘껏 밀어주며 뒤쫒아갔더니... 오! 조금씩 중심을 잡기 시작하더군요. 살짝살짝 잡고 있는 손에서 힘을 빼도 넘어지지 않고 가기 시작합니다. 10미터 정도 되는 구간을 그렇게 왔다 갔다 하며 연습을 거듭하다가 다시 운동장으로 돌아왔습니다.
드디어!!!
한시간 반 동안 뒤꽁무니 쫒아다니며 밀어준 보람을 느끼는 순간입니다.
그리고, 좀 더 어린 시절, 자전거를 잘 타지 못하여 의기소침해 있던 작은애에게 '나도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어준 순간이기도 합니다. ^^
아직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혼자서 출발하지도 못하지만, 이젠 시간 문제입니다.
다이어트 시키려고 갖은 방법을 쓰고 있었는데, 자연스럽게 다이어트 효과를 줄 수 있으며, 건강과 아빠와 함께 자전거 여행을 한다는 꿈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되었네요.
이제 한동안은 매주 일요일 교회 다녀온 후에는 아이들과 함께 학교 운동장이나 광장에서 자전거 함께 타게 생겼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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