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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의사 우종영이라는 분이 쓰신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 대나무 꽃에 대한 이야기를 참 의미 있게 읽었습니다. 우종영씨의 재산 목록 1호는 30년 가까이 찍어온 나무 사진들인데 30년 동안 찍었음에도 아직까지 못 찍은 사진이 있다고 합니다. 그게 바로 대나무 꽃 사진이라고 합니다. 대나무야 흔하지만 대나무 꽃은 여간해서는 볼 수 없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대나무 꽃은 60년에서 120년 사이에 딱 한번 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보통 나무들은 살아가면서 수십 번, 많게는 수천 번까지 꽃을 피우지만 대나무는 단 한번 꽃을 피우고 그 즉시 생을 마감한다고 합니다. 그 죽음이 또 얼마나 잔인한지 한 번 꽃을 피우고 나면 땅 속에 숨은 줄기까지 모두 죽어버린다고 합니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대나무에게 있어서 꽃은 아픔이요, 고통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단 한번 개화하는 운명도 애달픈데 거기에 목숨까지 내 놓아야 하는 대나무의 삶... 얼마나 처량하고 슬픕니까?
그런데 대나무는 죽는 그 순간까지 한치도 흐트러짐이 없다고 합니다. 죽음의 순간, 조금이라도 삶을 연장하기 위해 발버둥을 치거나 다음 해를 기약하며 땅 속 줄기를 지키려 들지 않는다고 합니다. 오히려 제대로 된 꽃을 피우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다고 합니다. 대나무만의 푸름, 대나무만의 곧음을 간직한 채 말입니다. 단 한 번의 꽃을 피우기 위해 그토록 오랜 시간을 기다려 딱 한번 꽃을 피운 이후에 마지막까지 푸름과 곧음을 잃지 않고 운명을 달리하는 대나무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는 제가 어떤 삶을 살아야하는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대나무 꽃에게서 저는 제 목회에 대한 작은 단초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대나무처럼...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인내하며 소망을 바라보는 인생을 살겠다. 아픔이요 고통이더라도 인내로 꼭 제대로 된 꽃을 피우는 인생을 살겠다. 그리고 마지막 내 사명을 다 한 후 주님 부르시는 날 마지막까지 푸름과 곧음을 잃지 않고 살겠다.
다음 세대 인물을 키우는 일은 어쩌면 대나무 꽃처럼 한없는 인내를 요구하며 우리의 모든 것을 던져야 가능한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확신한느 것은 이 일은 결코 후회함 없는 일이며 주님 앞에 설 때에 감히 사도 바울처럼 우리가 다음세대를 위해 하는 모든 일은 우리의 면류관이요 영광이라고 고백할 수 있는 일입니다. 가치 있는 일을 가치 있게 하고 사는 삶! 그 삶이야 말로 하나님 앞에서 가장 값지고 귀중한 일임을 믿습니다.
사랑하는 교사 여러분!
다음세대를 섬기는 일이 많이 힘들 때마다 대나무 꽃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소망으로 기대하며 언젠가 우리 대영교회 안에 우리 때문에 만개할 다음세대의 아름다운 꽃들을 기대합시다. 저와 여러분의 오늘 이 하루의 섬김이 쌓이고 쌓여 우리 교회학교 안에 하나님의 위대한 꽃들이 풍성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여러분과 함께 다음세대의 꽃을 기대하며... 조운 목사 드림.
<2011년 2월 27일 울산대영교회 조운 담임목사님의 교육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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