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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취미를 붙인 이후로, 확실히 컴퓨터에 대한 관심은 많이 줄어들었다.
최신의 개임이나 최고 성능의 그래픽카드, 특히나 요즘 많이 거론되고 있는 샌디브리지 칩샛 문제 등등... 나와는 별로 상관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업글 욕구도 없거니와, 지금 사용하고 있는 시스템이 린필드 i750 + GTS250 + SSD + 8GB 조합이므로, 최고 사양 게임을 하지 않는 한 컴퓨터가 버벅일 일도 없다.
적어도 컴퓨터와 사진에 이중으로 지출할 일은 없어져 버렸다.
그러나 문제는 사진.
원래 보급기로 시작할 생각이었으나, 어찌하다보니 그만 중급기로 분류되는 60D로 출발을 했다. 렌즈는 잘 모르므로 아는 지인의 추천을 받아 탐론 17-50mm VC를 기본렌즈로 구매하게 되었다. 전구간 F2.8 로 만족스러운 렌즈이며, 가격도 나름 수긍할 만 하다.
하지만, 스넵 사진을 찍으면서 망원이 좀 아쉽다는 생각을 버릴수가 없다.
원래는 70-300 정도의 망원렌즈를 하나 더 질러줄 생각이었으나, 실내외에서 찍어보니 아직까지 망원이 그렇게 끌리진 않는다. 물론 멀리 앉아서 쉬고 있는 철새 때라던지, 가까이 다가와서 모이를 달라고 보채는 오리를 찍기 위해서는 망원이 필요하겠지만 그런걸 찍을 일이 몇 번이나 있다고... 나중에 필요할 때 사고 말지 하는 생각으로 망원렌즈의 지름신은 일단 쫓아버렸다.
그러나 이놈을 보고 나서부터 마음이 가라앉지를 않는다.
캐논 유저가 한번쯤은 꿈꾼다는, 또는 사용하게 된다는 꿈의 렌즈. 24-75mm 범위지만 F2.8 에다가 L 렌즈라서 더럽게 비싸다. 극강의 뽀대. 후드를 씌우면 엄청난 망원렌즈 스타일의 뽀대를 보여준다. 이거 지르면 나는 10달 동안 허리띠 무지하게 졸라매야 한다. -_-
이틀을 꼬박 자료/정보를 검색하다가 뽀대의 유혹으로 인해 거의 지를 뻔 했으나, 결정적인 순간에서 멈췄다. 동급의 시그마 렌즈보다 40만 이상 비싸기도 하고 세상에 나온지 오래되어 리뉴얼이 거론되는데다 이렇게 비싼 몸값인데도 손떨림보정 기능이 없다.(이거보다 훨씬 저렴한 시그마는 같은 조리개값에 손떨림 보정이 있다!!!)
지인으로 부터 손떨림 보정은 초보자용 기능이라는 말을 듣고 또 한번 질러보려 했으나... 탐론 렌즈의 손떨림 보정 기술을 채험하고 나서는 다시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다. 뷰 파인더를 보면서 가운데 초첨을 바라보고 있으면 아무리 팔을 몸에 밀착시키고 숨을 멈춰도 미세하게 흔들린다.(수전증도 아닐텐데, 내 손이 이렇게 흔들린다는 걸 처음 알았다. 사격은 잘 했는데...) 하지만 반셔터를 눌러서 VC기능이 작동하기 시작하는 순간, 거짓말처럼 흔들림이 멈춰버린다. 이걸 보고 나니 제아무리 몸값 비싸고 극강 뽀대 빨간띠 L 렌즈라 하더라도 망설이게 된다. 게다가 나온지 너무 오래되어서 요즘 나오는 저가 렌즈보다도 화질이 더 떨어진다는 악평도 더러 보인다... -_-
간신히... 아주 간신히 지름신을 막았다. -_-
그러나...
또다시 발견한 빨간띠에 비슷한 뽀대. 게다가 24-105mm 범위. 내가 원했던 화각 범위보다 망원 쪽으로 좀 더 넓다. 그리고 손떨림보정 기술 추가에 초음파모터. 가격도 24-70에 비해 좀 많이 저렴하다. 단 하나의 단점이라면 F4 라는 것.(당연히 이것 때문에 싸다.) 후드가 24-70에 비해 뽀대가 조금 모자란다는 것도 있겠다. 아... 경통 돌출되는 것도 보이겠구나... 하지만 빨간띠인데 뭐.
이놈 지르고 나면 광각의 밝은렌즈 또는 단렌즈 하나 더 지른다에 내기 걸 수 있다. 이미 F2.8의 맛을 보았으니 F4로는 아웃 포커스의 묘미를 느끼기에 당연히 한계가 있다.(이걸 보고 있으면 삼식이가 끌린다... -_-)
사진 초보 입장에서 렌즈병 걸리면 안된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읽은 것 같다.
장비빨도 어느정도 필요하겠지만, 번들렌즈 가지고도 좋은 사진 많이 뽑아낸다는데 왜 이렇게 렌즈에 욕심이 가는지 모르겠다. 지르고 나면 지금 당장은 속이 편해지겠지만 카드값 날아올때마다 속이 다시 쓰릴텐데...
24-105 지름신을 이겨낼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_-
사진도 얼마 찍지도 않아놓고 이게 무슨 헛짓인지 모르겠다.
누가 나 좀 말려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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