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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부터 괜찮은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보고 싶었다.
어릴때는 어디 갈때마다 아버지가 사다 두셨던 캐논 필름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며 사진들을 찍어대곤 했다. 썩 좋은 카메라는 아니었지만 자동카메라 중에서는 그래도 괜찮은 편이었고, 나름대로 독학을 해서 괜찮은 사진을 찍어보려 노력했었다. 이런 카메라로 일반적인 인물 사진들은 무난히 찍을 수 있었지만, 당연하게도 빠른 동작을 캡쳐하거나 연사를 하는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좀 찍는다는 렌즈교환식 수동카메라라는 것이 상당히 고가인데다 나는 가난하다. -_- 그래서 지금까지 단지 꿈만 꾸어왔을 뿐 제대로 된 기계를 살 엄두를 내지 못했다. 대신에 위에서 언급한 필름카메라와 10여년 전에 구입한 올림푸스 디카를 가지고 다니며 간단한 스넵 사진들을 찍었었다.
회사 동료중에 사진을 좀 찍는 직원이 있다. 이 친구가 내가 카메라가방을 매고 다니는 것을 보고 사진 좀 찍느냐고 물어온 적이 있다.(10년 전에 올림푸스 카메라를 구입하면서 사은품으로 따라온 카메라 가방을 나는 지금도 잡동사니 가방으로 활용하며 매고 다닌다.) 이 친구가 카메라 하나 장만하고 제대로 찍어보라는 권유를 했었지만, 고가인 카메라 및 렌즈를 구입할 엄두가 나지 않았으므로, 차라리 자금이 생기면 컴퓨터 업그레이드를 하고 말겠다고 대답하곤 했었다.
뭐... 여유가 안되니 어쩔수 없는 일이지.
그러다 며칠전, 문득 제대로 된 DSLR로 제대로 된 사진을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정말 아무 이유없이 이런 생각이 찾아 든 거다. 누가 옆에서 부추긴 것도 아니고 계속 마음에 품고 있었던 것도 아닌데... 마음 한 구석에서는 카메라 하나 만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없어지지 않았나 보다. 그리하여 시장조사를 하기 시작했고, 국민바디인 Canon EOS 550D + Tamron 17-50mm 정도에서 예산을 대략 150~160선으로 잡았다. 그리고 아내에게 의사 타진을 시도했다.
의외로 아내의 반응이 싸늘하지가 않았다.^^
사서 애들 사진 열심히 찍어서 앨범 하나씩 만들어 줄거 아니면 사지 말라고 하는데, 반대로 애들 앨범 잘 꾸며주겠다고 하면 사도 좋다는 의미가 아닌가. 때마침 회사에서 전혀 생각지도 못한 격려금을 받은 덕분에 아내도 심리적인 여유가 생겼다. ㅎㅎ
심리적 여유가 생기니 지름신이 발동하기 시작했다... -_-
여기서부턴 옴니아1 으로 찍은 사진들이라 화질도 영 아니고 많이 흔들렸다...
번들 카메라 가방은 퀄리티가 영 아니다. 폼도 안 나고. 게다가 매고 다니면 카메라 매고 다닌다는 티를 아주 팍팍 낸다. 게다가 조금 나은걸로 바꾸려면 추가금을 지불해야 하는데 그나마도 마음에 드는 물건이 아니다.
그리하여... 인터넷을 뒤지다가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발견했다.
근데, 실물이 생각했던것 보다 조금 작다. 바디에 렌즈 마운트하여 꺼꾸로 집어넣고 옆에 추가렌즈 하나가 간신히 들어가는 구조다... 아무래도 추가 지름이 발생할 것 같다... -_-
추가 베터리는 거의 필수품이다. 하지만 정품은 그만큼 비싸므로 호환 베터리를 선택했다.
사실 처음에는 번들렌즈로 시작하려 했으나, 회사 동료 왈 그거 사게 되면 실내에서 사진 찍으면 생짜증이 나서 결국은 다시 지르게 된다며 적극적으로 만류하고 탐론렌즈를 권해주는 바람에 첫 렌즈를 서드파티 렌즈로 시작하게 되었다.
표준렌즈이므로... 결국 언젠가는 망원렌즈를 하나 더 질러야 한다... -_-
주 용도는 자외선 차단으로 인한 색감 상승이지만, 그것보다는 렌즈를 외부 이물질로부터 보호한다는 의미가 더 크다.
렌즈 받은 후에 포장 안뜯고 가만히 가지고 있다가 필터 받자마자 포장을 풀고 필터부터 끼웠다.
가운대 보이는 액정보호 필름이 주된 지름이고 주위의 청소도구와 극세사 주머니는 번들이다.
액정보호 필름은 가격이 가격인 만큼 두깨도 상당하고, 카메라 위쪽 뷰파인더 옆의 액정보호용 필름도 함께 포함되어 있다.
사실 이건 안 지르려 했는데... 출사 나가게 되면 필수품이라며 살수 있을때 사라고 옆에서 부추기는 바람에 질렀다.
삼각대 허접한 거 사면 카메라가 큰절한다는 조언도 있었지만, 내가 보기에는 저놈도 충분히 훌륭한 물건이다.
니콘 정품이라지만 국민삼각대와 완전히 동일한 것 같다. 국민삼각대의 OEM이 아닐까 싶다.
고민할 때는 캐논 550D, 소니 알파55, 니콘 D7000 사이에서 고민했었는데... 결론은 60D를 지르고 말았다.
내 수준에는 상당히 과분한 물건인데...
사진으로는 좀 덜한데, 상당한 포스가 느껴진다.
렌즈 마운트하고 나니 상당히 뽀대가 난다.
이런 물건을 가지게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어릴적에 큰 선물을 받은 것처럼 마음이 설래인다.
이제 겨우 메뉴얼 한번 읽었을 뿐인데 자꾸만 사진을 찍어보고 싶다.
날씨가 추운지라 밖에 나가지는 못하고 집안에서 애들 사진만 계속 찍어댔는데, 아직 웹에 올릴만한 퀄리티는 나오지 않는것 같다. 하지만 아무렴 어떠랴...
내키는 대로 찍고 내키는 대로 올릴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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