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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마지막날입니다.
사흘간... 나름 쉬어가며, 멈춰서서 사진 찍어가며 달린다고 했지만, 그래도 거리를 많이 줄여둔 덕에 제주항까지 코스도 기준으로 26~7키로 정도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제주항에 3시 까지만 가면 되므로 시간적인 여유가 아주 많습니다.
출발 전에 잠시 함덕 해변을 걸으며 여유를 즐깁니다.
아주 평화로와 보이는 풍경입니다.
다시 찾을 날을 기약해 봅니다.
아침 식사로 근처 식당에서 미역국을 먹었는데... 제 입맛에는 맛이 별로입니다.
아무래도 허접한 것 같아서 당분 보충을 하러 근처 카페에 들렀습니다.
이렇게 앉아있으니 참 여유롭네요.
언제 다시 이런 여유를 즐겨볼 때가 올까요...
물이 많이 차 올랐습니다. 다시 밀물인가보네요.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이제 슬슬 출발합니다.
시간은 많이 남았으니 속도 올릴 필요없이 시속10키로 정도로 아주 여유있게 설렁설렁 패달질을 해 봅니다.
시간이 남았기에 원래의 환상자전거길이 아닌 다른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사실 처음 코스 짤때부터 자전거길에서 조금씩 벗어나서 최대한 해안가로 돌려고 했습니다만, 맞바람 맞으며 힘이 빠지는 상태에서는 도저히 마을길을 들러볼 생각이 들지 않더군요.
마음의 여유를 가지기 위해서라도 코스를 좀 더 짧게 잡고 동네 구석구석을 다녀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럴때 아니면 언제 이렇게 제주도 동네길을 다녀보겠습니까?
더더욱 마음이 평화로와짐을 느낍니다.
설렁 설렁 가는데, 저처럼 자전거 길에서 벗어나서 동네 길을 다니는 여성라이더 한분을 만났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저처럼 자전거길에서 벗어난 분이 또 계실줄 몰랐네요' 하며 인사를 건냈더니, '쏘리~ 블라블라블라~' 합니다...
저는 '아~ 예~' 하고는 제 갈 길을 갑니다.(--;)
제주도 돌담은 참 신기합니다.
자전거타는 사람이 휘청거리며 넘어질 정도로 바람이 부는데, 저 돌담들은 어찌 저리 멀쩡이 제 자리에 서 있는지 신기하기만 합니다. 아무리 돌 사이로 바람이 잘 빠져나간다 해도 기본적으로 바람에 부딛치는 면적이 만만찮을텐데...
여유롭다는 생각이 끊이지 않습니다.
자전거 길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면 만날 수 없는 길이요 풍경입니다.
응? 조금 더 가다보니 벌써 부두가 보입니다.
최대한 천천히 왔는데 몇 키로 남았기에 벌써 보이나 하며 확인해 보니... 12키로 정도 남았네요.
며칠 면도를 안했더니 상태가 많이 안좋습니다.
수염이 짧게 자랄때는 까칠까칠 하더니, 좀 길어지니까 머리카락처럼 부드러워집니다...
이쪽은 올레길 겸 자전거길인가 보네요.
그러고보니 자전거타며 만났던 걸어다니는 여행객들을 별 생각없이 지나쳤는데, 그분들이 올레꾼들이었나 보네요.
도데체 걸어서 제주도를 한 바퀴 돌려면 며칠 계획을 잡아야하나 잠시 멈춰서서 고민해 봅니다.
계산이 잘 안 됩니다......
몇키로 타지도 않았는데, 엉덩이가 너무 아파서 박물관 안에 들어가서 한참을 쉬었습니다.
며칠 연속으로 자전거를 타다 보니 체력이 문제가 아니라 엉덩이가 문제네요. 계속 누적되는 피로에는 엉덩이가 견디질 못하나 봅니다.
이제 여정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코스도를 그릴때는 제법 높은 언덕을 넘어오는 줄 알았는데, 자전거 좀 타는 분들 입장에서는 언덕이라고 말할 수도 없는 작은 언덕을 조금 오르는가 싶더니 오르막은 끝이 나 버렸습니다. 여유롭게 패달질을 한 덕에 더더욱 언덕이 아무렇지 않게 보였을 수도 있겠네요. 코스도만 보고 나름 긴장했었는데... 좀 허탈했습니다.
이 길을 내려오기 전에 계단으로 끌고 내려와야 하는 구간이 있더군요.
그냥 좀 가파른 내리막이겠지 하며 자전거를 들이대려 하다가 순간 좀 놀랬습니다.
제주도에서는 유명한 김만덕의 이야기가 그림과 함께 표현되어 있습니다.
인증을 위해 첫날 넘어갔던 다리를 다시 넘어갑니다.
저 앞에 가는 커플들은 뭐라 말할 사이도 없이 인증부스를 지나쳐서 달려가 버리던데... 용두암 인증센터를 잘 찾았나 모르겠습니다.
저야 가민엣지520에 코스를 넣어왔으니 인증부스를 지나칠 일은 없었지만, 용두암 인증부스는 자전거도로에서 조금 벗어나 있어서 안내판을 못 보고 지나치거나, 찾느라 애먹는 분도 좀 있을 것 같네요.
드디어 한바퀴 다 돌았습니다.
근데, 제가 알기로 자전거도로가 완성된 게 작년 10월 경이라 들었는데, 인증부스의 도장들 상태가 영 좋지 못합니다.
대충 찍어서는 잘 안찍히는 도장이 대부분입니다.
다른분들 인증 받는 것만 보다가 저도 종주 인증을 해 보네요. ^^
어쨌든 하나 해냈습니다. ㅎㅎㅎ
항구로 돌아가면서 시간이 남아서 방파제 쪽을 달리다 보니 제가 타고갈 배가 들어오는게 보이네요.
제주항으로 돌아왔습니다.
여수에서는 자전거를 실을때 좀 편하게 실을 수 있었는데, 제주항은 좀 불편합니다.
굳이 자전거를 여객선터미널 2층까지 가지고 올라갔다가 창구 통과 후에 다시 1층으로 가지고 내려와야 합니다.
가지고 내려와서는 다른 사람들은 버스를 타고 배 까지 이동하지만, 자전거는 버스에 싣기가 곤란해서 자전거를 타고 4부두 까지 이동해서 자전거를 싣고, 사람은 다시 내려서 사람들이 타는 곳으로 가서 정식으로 승선해야 합니다. 이래 저래 좀 번거롭게 되어있더군요.
3박4일간의 제주도 여행이 끝났습니다.
정신적 쉼을 찾으려 떠난 여행이었으며, 나름의 목적을 달성한 것 같기도 합니다. 짧은 기간동안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 재충전을 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혼자 다니는 여행은 나름 재미있었습니다.
달리고 싶을때 달리고, 멈추고 싶을때 멈추며, 쉬고 싶을때 마음껏 쉴 수 있는 여행은 혼자가 아니면 어렵겠지요.
혼자 하는 여행이 처음인지라 코스 잡는 것도 서툴고, 쉬고 싶을때 쉬는 것도 익숙하지 못하여 앞만 보고 달려가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이제 한번 경험해 보았으니, 다음번에는 좀 더 주변을 바라보며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다닐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클릿슈즈를 신고 갔습니다만, 걷고 싶을때 편안히 걷는걸 생각한다면 평패달로 바꾸고 운동화를 신고 가는 것도 괜찮은 선택일 것 같습니다. 물론 클릿슈즈를 신고 걸어다니기도 했습니다만, 아무래도 행동의 폭이 좁아지는 게 느껴지더군요.
제주도 해안 한바퀴를 돌아보았으니, 다음번에는 내륙으로 좀 들어가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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