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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은 아내의 생일이었다.
지금 섬기고 있는 유년3부 교사 모임에는 생일이 있는 주 주일에 교사 간식을 쏘는 전통(?)이 있다.
보통은 35인분 깁밥을 주문하고 김밥값만 내는 게 일반적인데... 아내의 생각은 좀 달랐다.
매번 먹는 김밥 대신에 좀 색다른 걸 만들어서 섬기고 싶다는 거다.
그러면서 간단한 도시락을 구상하는데...
문제는 그 도시락을 35개를 만들어야 한다는 거다. 그것도 세벽부터... -_-
아내 : ... 이렇게 호두과자 한줄, 그리고 동글이 주먹밥을 만들어서 담는거야. 옆에는 김밥 한줄 놓고...
그리고 바나나와 다른 과일...
나 : 헉! 그걸 언제 다 준비하려고?
아내 : 미리 장 봐서 준비해 뒀다가 아침에 만들면 되.
나 : 안돼~. 하나하나 준비하는 것도 장난 아니지만 그걸 35개나 만들어야 한단 말야. 안그래도 바쁜 시간에 어떻게 만들려고?
그냥 다른 사람들 처럼 김밥 준비하면 되잖아.
아내 : 괜찮아. 자기가 조금만 도와 주면 되. 그리고 내 생일인데, 나는 이쁘게 만들어서 한번 섬겨보고 싶단 말이야.
부담스럽게 준비하는 것도 아닌, 기쁨을 가지고 섬겨보겠다는 말에 나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_-
잠자코 아내가 요청하는데로 운전을 해서 장을 보고, 호두과자 가게에 들렀다가, 도시락상자를 구하기 위해 여기 저기 다녔다.
그리고...
색다른 도시락이 탄생했다.
사진은 전도사님께서 찍어서 페이스북에 올린 것.
원래 바나나도 썰어서 몇조각 넣을 계획이었는데, 공간 부족으로 바나나를 제외했다. 덕분에 요즘 출근할때 간식으로 바나나를 두개씩 가방에 넣어 다닌다.. ^^
유년3부 교사모임에서 도시락을 나눠주고 다들 뚜껑을 여는 순간...
예상외의 호의적인 반응에 깜짝 놀랐다.
세벽부터 고생한 아내의 얼굴에도 함박웃음이... ^^
섬기는 자의 기쁨이랄 까...
결혼 하기 전부터 느끼며 생각한 거지만, 아내가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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