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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아버지가 대학생 아들에게 꼬박꼬박 부치던 용돈을 끊었다. 아들이 전보를 쳤다. '당신 아들, 굶어 죽음.' 아버지는 이런 답장을 보냈다. '그래. 굶어 죽어라.' 화가 난 아들은 연락을 두절한 채 이를 악물고 노력했다. 세월이 흐른 다음에야 아들은 아버지의 전보가 인생의 전기가 됐다는 것을 깨닫은다. 서둘러 고향집을 찾았으나 이미 아버지는 세상을 떴고 유서 한장이 남아있었다. '아들아, 너를 기다리다 먼저 간다. 네가 소식을 끊은 뒤 하루도 고통스럽지 않은 날이 없었다. 언제나 너를 사랑했다.'
한때 사이버 공간을 떠돌던 이 이야기에서처럼 아버지의 정은 잘 드러나지 않는단 그만큼 속이 깊다. 자식들 사랑한다는 표현도 애틋하게 하는 경우가 드물다. 대놓고 걱정하거나 슬퍼할 수도 없다. 김현승 시인은 그 처지를 '아버지의 마음'에서 이렇게 읊었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항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
억울한 일을 당해도 묵묵히 참아내다 보니 늘 상처를 안고 산다. 비굴할 정도로 몸을 낮추기도 한다. 휴지처럼 구겨진 몸으로 식구들 먹을 것 사들고 노을 물든 차창에 흔들리는 퇴근길이 그나마 위안이다.
까칠한 주름살에도
부드러운 석양의 입김이 어리우고
상사를 받들던 여윈 손가락 끝에도
십원짜리 눈깔사탕이 고이 쥐어지는
시간
가난하고 깨끗한 손을 가지고
그 아들딸 앞에 돌아오는
초라한 아버지
(문병란 '아버지의 귀로'중)
TV예능 프로그램에 소개된 초등학생의 '아빠는 왜?'라는 시가 인터넷 트위터 등으로 퍼지면서 가슴을 아릿하게 하고 있다.
엄마가 있어 좋다
나를 이뻫래 주어서
냉장고가 있어 좋다
나에게 먹을 것을 주어서
강아지가 있어 좋다
나랑 놀아주어써
아빠는 왜 있는지 모르겠다.
아빠들이 관심을 갖고 좀 더 노력하라면서 자성을 촉구하기도 하지만 '마음이 아프다'거나 '눈물나는 아빠들의 초상'등 애처로워하는 글도 많다고 한다.
엄마 노릇, 자식 노릇이라고 쉬울 리 없지만 이 시대 아버지가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이사 할 때 이삿짐 트럭에 아버지가 제일 먼저 올라 앉는다는 서글픈 우스개도 있다. 아내와 아이들이 버리고 갈까봐 무서워서란다. 가정에서조차 밀려나고 있는 아버지들이 마음 둘 곳은 어디인가.
<한국경제 천자칼럼 중에서 - 이정환 논설위원>
한참 일하고 있는데, 옆의 구매팀 팀장이 지나가다가 A4용지에 출력한걸 툭 던져주고 간다. 읽어보고 좋은 아버지가 되라면서...
어제 토요일이었다.
큰애 생일이었는데, 마침 태권도 도장에서 생일파티를 한다기에 생일케이크와 군것질거리를 조금 사서 보냈고, 아이 엄마는 요즘 한창 맛들인 운동인 탁구를 하기 위해 나갔다.. 결국 작은애와 놀아주게 되었는데...
먼저 컴퓨터게임 20분 가량 하게 해 주고,
두번째로, 토요일에 가고싶어 하는 근처 맥도날드에서 아이스크림과 닭고기조각, 감자스틱과 콜라를 사서 나눠 먹고,
그 다음 손잡고 돌아오는 길에 놀이터에 들러서 그내를 실컷 밀어줬다...
그랬더니 5살 먹은 이 녀석이 하는 말, "오늘 너무 즐겁다.(웃음)" "토요일마다 해 줘"(토요일마다 자기랑 놀아달라는 뜻)
평소엔 언니와 늘 함께있다보니 아빠를 독차지하기가 힘든데, 이때 만큼은 아빠가 오직 자기만을 위해 먹을것을 사 주고 놀아준다는 것이 그렇게나 즐거웠나 보다...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다.
부디 나이 먹어서 애들한테 따돌림 받지 않는 아빠가 되어야 할텐데...
한때 사이버 공간을 떠돌던 이 이야기에서처럼 아버지의 정은 잘 드러나지 않는단 그만큼 속이 깊다. 자식들 사랑한다는 표현도 애틋하게 하는 경우가 드물다. 대놓고 걱정하거나 슬퍼할 수도 없다. 김현승 시인은 그 처지를 '아버지의 마음'에서 이렇게 읊었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항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
억울한 일을 당해도 묵묵히 참아내다 보니 늘 상처를 안고 산다. 비굴할 정도로 몸을 낮추기도 한다. 휴지처럼 구겨진 몸으로 식구들 먹을 것 사들고 노을 물든 차창에 흔들리는 퇴근길이 그나마 위안이다.
까칠한 주름살에도
부드러운 석양의 입김이 어리우고
상사를 받들던 여윈 손가락 끝에도
십원짜리 눈깔사탕이 고이 쥐어지는
시간
가난하고 깨끗한 손을 가지고
그 아들딸 앞에 돌아오는
초라한 아버지
(문병란 '아버지의 귀로'중)
TV예능 프로그램에 소개된 초등학생의 '아빠는 왜?'라는 시가 인터넷 트위터 등으로 퍼지면서 가슴을 아릿하게 하고 있다.
엄마가 있어 좋다
나를 이뻫래 주어서
냉장고가 있어 좋다
나에게 먹을 것을 주어서
강아지가 있어 좋다
나랑 놀아주어써
아빠는 왜 있는지 모르겠다.
아빠들이 관심을 갖고 좀 더 노력하라면서 자성을 촉구하기도 하지만 '마음이 아프다'거나 '눈물나는 아빠들의 초상'등 애처로워하는 글도 많다고 한다.
엄마 노릇, 자식 노릇이라고 쉬울 리 없지만 이 시대 아버지가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이사 할 때 이삿짐 트럭에 아버지가 제일 먼저 올라 앉는다는 서글픈 우스개도 있다. 아내와 아이들이 버리고 갈까봐 무서워서란다. 가정에서조차 밀려나고 있는 아버지들이 마음 둘 곳은 어디인가.
<한국경제 천자칼럼 중에서 - 이정환 논설위원>
한참 일하고 있는데, 옆의 구매팀 팀장이 지나가다가 A4용지에 출력한걸 툭 던져주고 간다. 읽어보고 좋은 아버지가 되라면서...
어제 토요일이었다.
큰애 생일이었는데, 마침 태권도 도장에서 생일파티를 한다기에 생일케이크와 군것질거리를 조금 사서 보냈고, 아이 엄마는 요즘 한창 맛들인 운동인 탁구를 하기 위해 나갔다.. 결국 작은애와 놀아주게 되었는데...
먼저 컴퓨터게임 20분 가량 하게 해 주고,
두번째로, 토요일에 가고싶어 하는 근처 맥도날드에서 아이스크림과 닭고기조각, 감자스틱과 콜라를 사서 나눠 먹고,
그 다음 손잡고 돌아오는 길에 놀이터에 들러서 그내를 실컷 밀어줬다...
그랬더니 5살 먹은 이 녀석이 하는 말, "오늘 너무 즐겁다.(웃음)" "토요일마다 해 줘"(토요일마다 자기랑 놀아달라는 뜻)
평소엔 언니와 늘 함께있다보니 아빠를 독차지하기가 힘든데, 이때 만큼은 아빠가 오직 자기만을 위해 먹을것을 사 주고 놀아준다는 것이 그렇게나 즐거웠나 보다...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다.
부디 나이 먹어서 애들한테 따돌림 받지 않는 아빠가 되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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