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이야기

순토 앰빗2와 가민 피닉스3 비교

천사친구 2015. 8. 11. 11:47

잘 사용하던 순토 앰빗2를 떠나보냈습니다.

 

 

약 2년간 제 손목에서 함께 걷고, 함께 수영하고, 함께 라이딩하던 놈입니다.

지금은 새 주인을 만나서 생명을 연장하고 있겠지요.

 

방출의 가장 큰 원인은 가민 엣지 500 때문입니다.

활용도가 겹쳐서이기 때문이 아니고, 운동 기록을 한 곳에서 통합해서 관리하고 싶어서 입니다.

 

 

 

 

순토 앰빗은 무브스카운트에 기록이 올라가고 가민 엣지는 가민커넥트에 기록이 올라갑니다.

즉, 자전거라이딩을 제외한 기록은 무브스카운트에서 관리되고, 라이딩 기록은 가민커넥트에서 관리가 되고 있는 거죠. 한달의 운동기록을 살펴보기 위해선 양쪽을 번갈아가며 봐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한때 이걸 한 곳에서 관리하고 싶어서 가민커넥트의 기록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무브스카운트에 옮겨 적기도 했지만, 매번 그렇게 하긴 상당히 귀찮은 일이었습니다. 그럴때마다 가민 포러너 910XT 지름 욕구가 올라오곤 했지만... 다행히 디자인이 꽝이라서 지르지 않고 버틸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도저히 지름신을 물리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호주를 출발하여 홍콩을 거쳐서 한국으로 날아왔습니다.

바로 가민 피닉스3 입니다.

 

 

 

 

 

 

 

보다시피 디자인이 매우 시계스럽게 생겼습니다. 얼핏 보아서는 누가 봐도 피트니스 장비나 산악용 시계라고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그나마 가민으로 완전히 넘어가지 않은 게 포러너의 투박한 디자인 때문이었는데, 이번 피닉스3은 깔끔하면서도 고급스럽게 디자인이 되어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사진은 사파이어 에디션에 HRM-RUN 센서가 포함된 번들 모델입니다.

사파이어 크리스탈이 기스가 나지 않으니 깔끔하게 오래 쓰려면 당연히 사파이어 에디션입니다. 그리고 가민 엣지 500을 구입할때 심박센서를 함께 구매하지 않았기에 이번엔 심박센서가 포함된 모델을 골랐습니다. 심박센서가 심박만 체크하는게 아니라 달릴때 케이던스와 지면접촉시간 등을 함께 측정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 되었네요.

 

판매된지 반년 정도 되었지만 아직까지도 국내에는 정발 계획이 없기에 해외 직구로 질렀습니다.

호주 아저씨를 통해 구매했는데, 호주 환율이 저렴한 덕분에 관세와 부가세를 성실하게 지불하고도 아마존 판매가와 비슷해 지는군요.

 

 

1주일 정도 사용하면서 기능을 다 파악하고 나니 순토 앰빗2와의 차이점을 좀 알 것 같습니다.

 

1) 먼저 무브스카운트와 가민커넥트의 차이는 지난번에 정리한 적이 있습니다.(순토 엠빗2와 가민 엣지 500의 비교)

 

2) 앰빗2 모델도 사파이어 모델을 사용했었습니다. 앰빗2는 표면이 평면이지만 피닉스3은 표면이 곡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앰빗2의 평면이 더 마음에 들었지만, 피닉스3을 1주일 정도 사용하다보니 이것도 괜찮아 보입니다. 시인성 등에서 별 차이는 없는것 같네요.

앰빗2의 GPS수신부가 툭 튀어나와 있는 건 별로 보기 좋지 않았습니다. 피닉스3의 깔끔한 시계 디자인은 그런 점에서 매우 마음에 듭니다. 크기도 비슷하고 두께도 비슷한데 왜 앰빗2는 GPS 수신부가 따로 떨어져 나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3) 착용감은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습니다.

저는 피닉스3을 구입하자마자 우래탄(?)밴드로 갈아끼웠는데, 착용감이 편안합니다. 앰빗2 사용할때도 착용감은 편안했습니다. 별 차이를 못 느끼겠네요.

 

4) 피닉스3의 가장 큰 특징은 컬러 액정이며, 액정에 표현되는 정보가 자유롭습니다.

앰빗2는 정해진 틀에 맞춰서 정해진 형태로만 보여졌었습니다. 한번에 정보도 3줄씩만 표현되었는데, 피닉스3은 한 화면에 4 항목을 보여줄 수 있으며, 데이터필드를 다운로드 받으면 6개 까지 표현할 수 있는것 같네요. 컬러의 잇점을 살려서 각 운동별로 색상을 달리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시계 화면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 마음데로 변경할 수 있는건 아니고 connect IQ에 접속해서 원하는 화면을 다운로드 받으면 됩니다. 현재 대략 100여종이 넘는 화면들이 등록되어 있던데, 저는 순정의 느낌을 좀 더 유지하고 싶어서 기본 화면을 사용중입니다.

 

5) 앰빗2는 1000여 종이 넘어가는 방대한 외부 앱이 자랑거리이죠. 가민에 비하면 넘사벽입니다. 하지만 제가 써 본 바로는 그 방대한 앱 중에서 쓸만한 건 몇개 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외부 앱으로 쓰고 있던 스톰알람 등도 펌웨어가 업그레이드 되면서 자체 기능에 포함되면서 사용하지 않게 되었죠.

피닉스3도 앰빗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다양한 외부 앱들이 개발되어 있습니다. 썬라이즈/썬셋, 월드타임 등도 외부 앱(가민 자체 개발)으로 제공되고 있네요.

활용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앱 개수의 차이는 저에게는 별 의미가 없었습니다.

 

6) 운동모드 작성 및 관리는 앰빗2와 피닉스3이 완전히 다릅니다.

앰빗2는 운동모드의 작성/편집, 코스의 작성 및 관리, POI(Point of Interest) 작성 및 관리, 시계의 세부 설정 등이 무브스카운트 웹에서 모두 가능합니다. 무브스카운트에서 죽 훑어가며 수정한 후에 앰빗2와 동기화하면 그걸로 끝입니다. 매우매우 편리합니다.

반면 피닉스3은 웹에서는 피닉스3 컨트롤이 전혀 불가능하고, 가민 익스프레스에서도 connect IQ 엡을 다운로드하고 관리하는 것 이외에는 운동모드 등에 대한 관리가 불가능합니다. 오직 시계의 모든 설정과 운동모드의 화면관리 등의 모든 설정을 시계에서 직접 해야 합니다.

조그마한 화면 들여다보면서 꾹 꾹 누르고 있으면 매우매우 불편합니다.

 

생각해보니 가민엣지 500도 모든 설정을 엣지500에서 직접 해야 하는군요. 이때는 불편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냥 당연히 받아들였는데, 피닉스3은 비교할 게 있으니 매우 불편한 것이 느껴지네요.

 

어쨌거나 한번 빡세게 불편해서 각자가 원하는데로 만들어놓고 나면 크게 손볼 것은 없으니 상관없긴 합니다만, 앰빗처럼 웹에서 한번에 관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6) 운동모드 자체는 두 기계가 매우 흡사합니다. 디스플레이 차이만 있을 뿐 일반적인 상황에서 기능의 차이는 사실 찾기 어렵습니다.

다만 GPS 잡는 속도는 피닉스3이 넘사벽입니다. 앰빗2는 대략 30초에서 1분을 가만 기다리고 있어야 GPS를 잡았는데(아내에게 가만히 서서 뭐하냐고 구받 받았다는...), 피닉스3은 거의 5~10초 안에 위성을 잡습니다. 앰빗2 쓰다가 피닉스3 사용하니 아주 죽이더군요.

GPS와 글로나스 둘 다 잡아서 그런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7) 나침반, 고도계, 기압계, 온도계 등의 기능은 대동소이 합니다.

인터페이스는 피닉스3이 컬러로 표시되기 때문에 훨씬 깔끔하고 보기도 좋습니다. 이건 후발주자가 더 좋은건 어쩔수가 없겠네요.

앰빗3를 피닉스3 처럼 만들었으면 크게 히트했을것 같은데요...(다만, 앰빗3은 ANT+ 센서들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지요)

 

다만, 기압계 설정에서 좀 차이가 있습니다. 기압이란 것이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는 것이라서 앰빗2는 현재의 고도를 입력하거나, 해면기압을 입력해서 기압과 고도를 보정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피닉스3은 현재 고도는 보정할 수 있지만 해면기압을 입력할 수 있는 곳이 없네요. 다만 오토캘리브레이션 기능이 있어서 운동을 시작하면서 GPS를 잡을때마다 현재의 고도를 GPS로 측정한 고도로 교정해 주는 기능이 기본으로 켜져 있습니다.

 

8) 코스를 만드는 건 무브스카운트나 가민커넥트나 둘 다 불편합니다. 웹 기반이라서 잘못하다가 인터넷 삑사리라도 나면 애써 만든 코스가 날아가버리기도 하죠. 코스 만드는 건 GPS Route Editor가 짱입니다.

무브스카운트는 만들어진 GPX 파일을 웹에 올린 후에 수정할 수도 있으며, 시계에서 보기를 선택하고 동기화하면 앰빗2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피닉스3은 이에 대한 정보가 어디에도 없어서 코스 집어넣는 방법을 찾느라 애를 먹어야 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가민 배이스캠프를 설치한 후에 배이스캠프에서 GPX 파일을 불러서 피닉스3의 내부저장소에 집어넣으면(드래그 앤 드롭) 피닉스3을 분리할 때 알아서 변환되어 들어가더군요.

 

가민은 엣지 시리즈도 코스를 만들어서 집어넣기 위해서는 서드파티에서 코스 파일을 변환하여 넣어야 하는 등 불편하게 되어 있는데.. 피트니스 장비의 코스 기능에 대해서는 왜 이리 불편하게 만들어 놨는지 모르겠습니다. 간단히 웹에서 관리하거나 가민 익스프레스에서 동기화 할수 있도록 해 줘도 좋을것 같은데 말이지요.

 

9) 피닉스3은 블루투스 연결과 와이파이 연결을 지원합니다.

운동 후에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아도 운동 기록이 자동으로 업로드 되며, 문자메시지, 전화, 카카오톡, 심지어 네이버카페의 알림 등 모든 알림을 진동으로 알려줍니다. 물론 한글을 지원하지 않아서 한글은 하나도 안보입니다.

 

 

생각나는 순서대로 적어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무브스카운트보다 가민커넥트의 인터페이스가 마음에 들었고, 운동을 가민커넥트에서 몰아서 관리하려는 목적을 달성했으므로 매우 만족합니다. 게다가 디자인도 앰빗2보다는 피닉스3의 컬러 디스플레이가 더 마음에 들기도 하구요.

 

해외직구를 한 이상 AS는 어쩔수 없이 해외로 보내야 하겠지요.

하지만 다른 물건들도 써 본 결과 지겨워서 안쓰는 경우는 있어도 고장나서 안쓰는 경우는 잘 생기지 않더군요.

개인적으로는 매우 만족합니다.